2013년 9월 5일 목요일

'바람이 분다' 감상.

처음에 시작할때 주위를 보니 연인으로 보이는 30대 이후의 분들이
많이 계셔서 깜짝 놀랬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일장기 마크의 비행기가 나는 씬에서 모두들 영화에 몰입된 나머지,
"죽여!"
"저런 개념없는! 저래서 미야자키는 안돼!"라고 외치고 난리가 났습니다.

극중 관동대지진이 나니 모두들 흥분해서
"꼴좋다! 일본놈들!!" 
"바다에 가라앉아버려!" 라고 외치며 스크린에 나쵸, 음료수의 얼음, 프링글스를 던졌습니다.
저도 너무나 분한 마음에 옆에 놨던 다키마쿠라를 집어던지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라고 소리쳤습니다. 
뒷좌석에서 어르신들이 박수를 치시더군요.

전범기가 펄럭이는 씬에서는 야유 소리가 시일야방성대곡을 무색케 터져 나왔습니다.
한 50대의 아저씨는 벌떡 일어나 못볼걸 봤다며 음료수 빨대로 자신의 눈를 자해하는 소동을 벌였습니다.
한 아주머니는 영화관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아아, 안중군 장군님! 아아 윤봉길 의사님!! 김구 선생님!!! 죄송합니다!!!" 라며 울부짖었고 이윽고 누군가가 우렁차게 외치는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과 애국가와 독도는 우리땅을 모두가 손에 손잡고 부를때에는 눈물을 아니흘리는 자가 없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한 여대생이 앞에 나와서 자신의 토토로가 그려진 다이어리를 찢으며 일본 상품을 써서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즉석 사죄를 하였고,
다른 남학생도 애니플러스로 진격의 거인을 보던 스마트폰을 그자리에서 부수었으며 여대생의 옆에 같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한 40대 지긋한 아저씨도 회사로 전화를 하여 "일본과의 계약건은 없던것으로 해!" 라고 하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영화관 한구석에는 일본제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누군가 준비해온 전범기를 그위에 덮고 불을 질렀습니다.

우리는 그 불 주위에서 손에 손을 잡고 다시한번 애국가와 독도는 우리땅, 강남 스타일을 불렀고, 눈물흘리며 무릎 꿇은 사람들에게 말춤을 추며 다가가 그들을 부둥켜 앉고 같이 통곡하였습니다.

9월 5일은 저에게 또다른 경술국치요, 제 인생의 흑역사였습니다.
반만년의 찬란한 역사와 요동까지 정벌한 우리의 개척정신, 단군과 치우천황의 영혼은 우리를 용서했을까요.

지금도 죄책감에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수 없어 뿌옇게 보이는 자판을 두들깁니다.